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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홀대받고 있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울 것 많고 어렵다는 역사를 ‘쏭내관’이란 코믹한 캐릭터를 통해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재미있게 강의하는 문화해설사가 있다. 20대부터 범상치 않은 이력을 쌓아온 송용진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극으로 쉽게 배우는 ‘史교육’ 영국 유학시절 박물관에 매료되어 160곳을 기행하고 귀국 후에도 우리나라 궁궐과 박물관에 ‘미쳐서’ 수십 곳을 꼼꼼히 답사한 후 완성한 책이 <쏭내관의 궁궐기행> <박물관기행> 등 쏭내관 역사 시리즈다. 이 책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책 출간 이후 강연 요청이 쇄도하자 그만의 독특한 ‘史교육법’을 개발한다. 역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권력다툼, 애증, 전쟁 등 인간사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있는 TV 사극에 주목, 이를 강의 교재로 활용했다.
“<선덕여왕>에는 신라가 <대조영>에는 발해, <정조 이산>에는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죠. 아이들에게 친숙한 드라마 스토리로 우리 역사를 끄집어내는 거죠.”
가령 경복궁 근정전을 답사할 때는 정조대왕 즉위식 장면을 보여주며 그 상황을 아이들과 리얼하게 재연하면서 여기에 얽혀있는 역사를 하나씩 풀어내는 식이다.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 건국 초까지 시대별로 필요한 강의안을 만들기 위해 하루 20시간씩 사극과 다큐, 영화를 보며 필요한 장면 장면을 뽑았죠. 그 다음엔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기승전결을 갖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구요.”
그가 보여준 강의안에는 시대별로 드라마 캡쳐 화면부터 직접 찍은 유적지 사진까지 빼곡히 들어 있다. 내시복장하고 원맨쇼하면 웃음이 ‘빵’ ‘쏭내관’이란 캐릭터 탄생 배경이 궁금했다.
“궁궐과 박물관에 미쳐서 돌아다닐 때 ‘나는 전생에 왕자였다고’ 친구들에게 농담 삼아 이야기했죠. 그러자 다들 왕자가 아니라 내시였을 거래요.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역사의 2인자 ‘내시’를 나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삼은 거죠.” ‘쏭내관’ 송 작가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내시복장을 하고 강의를 한다. 타고난 유머감각과 말솜씨 거기에 독특한 의상까지 갖춘 그의 강의는 어린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물론 말투와 강약 조절부터 웃음보가 ‘빵’ 터질만한 에피소드를 적절히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강의안을 짠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통하는 은어도 따로 준비하며 철저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원맨쇼하듯 수업을 진행한다.
“웬만한 역사적인 사실은 네이버 검색하며 다 나옵니다. 누구나 아는 정보를 근엄하게 앵무새처럼 읊조릴 필요는 없다고 봐요. 개그맨처럼 재밌게 그러면서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하는 게 문화해설사로서의 제 역할이라고 봐요.”
끼와 끈기로 똘똘 뭉친 아이디어맨 미술을 전공한 송 작가는 재주가 많다. 책에 실린 문화재 사진도 직접 찍었고 송내관 캐리커처, 홈페이지 제작도 모두 그의 솜씨다. 학창시절부터 다방면에서 갈고 닦은 그의 별난 이력 덕분이다. 농구 선수 허재의 광팬이었던 그는 대학교도 허재가 다니는 중앙대를 선택했다. 대학 시절 내내 농구부 후원회장을 맡아 ‘농구에 미친놈’ 소리까지 들어가며 캐릭터 사업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이며 농구부에 올인했다. 졸업 후에는 미술학도가 엉뚱하게 잡지사 영업사원으로 취직해 1년 만에 정기구독자 3000명을 모집하며 영업왕이 되는 사업수완도 발휘했다. 그러다 영어 말문을 틔워야겠다고 마음먹고 필리핀으로 훌쩍 떠난 뒤 하루 18시간씩 죽어라 공부하며 영어를 정복했다. 그간의 영어공부 노하우를 담은 <쏭선생의 독종영어> 책을 펴냈고 필리핀 현지에서 영어학원도 운영해 보았다.
“지인들에게 ‘미친 쑝’이라는 소릴 자주 들어요.(웃음)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못 견디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단 마음먹고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끈기는 제 최고의 장점이에요.”
인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송 작가는 40평생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것은 후회 없이 모두 시도해 보았고 나름의 결과도 얻었노라고 천진하게 웃는다. 위트와 엉뚱 발랄함으로 인터뷰 내내 웃음을 안겨주었던 송 작가는 요즘 <왕릉기행> 집필을 위해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리고 신작 출간과 함께 자신이 직접 그린 <21세기 신궁궐도>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소망이 불현듯 들었다며 10년간 놓았던 붓을 다시 잡을 생각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송용진은 ‘자기주도적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디어맨이자 실천가였다.
오미정 리포터
[2011.03.07 내일신문 기사] 쏭내관이 재미있게 풀어내는 우리역사
"구중궁궐에서 오늘도 난 ''엉뚱한 꿈''을 꾼다" [노컷피플]
드라마 ''용의 눈물''에 반해 문화해설사 길…작가·영어전문가·사업가로도 활동
여러분은 어떤 삶을 원하시는지요. 남들처럼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만족하십니까? 아니면 아주 부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출세해서 세상에 널리 이름을 알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오늘 노컷피플이 소개하는 인물은 즐겁고 신나는 인생을 향해 질주하는 송용진(40) 씨입니다. 궁궐 지킴이로 꽤나 이름난 그의 별명은 ''쏭 내관''입니다. ''도전''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작은 변화를 하나씩 만들어 가는 그의 발랄하고 유쾌한 인생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25일 오전, 매우 쌀쌀한 날씨에도 적잖은 외국인 관광객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서울 창덕궁을 찾았다.
문화해설사인 송용진 씨가 조선시대 내관 복장을 하고 나타나자, 금방 학생들이 몰려든다. 그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조선 시대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奎章閣)''이었다.
"얘들아! 저기 규장각이라는 현판이 보이지. 마지막이 ''각''이라는 글자로 끝나는 곳은 주로 신하들이 일했던 공간이야. 그런데 ''집현전''이나 ''근정전''처럼 ''전''으로 끝나는 현판도 있어. 그곳은 임금이 일하거나 생활하던 공간이지. 또 ''향원정''처럼 ''정''으로 끝나면, 주변공간을 감상하며 쉬기 위해 만든 ''정자''라고 보면 돼. 이제 알겠지?"
내관 복장을 한 그가 재치있는 입담에다 우스꽝스런 몸짓까지 곁들여 궁궐 안 구석구석을 소개하자 아이들은 연방 웃음보를 터트린다.
일본인 단체관광객들도 "같이 사진을 찍자!"라며 쏭 내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송 씨는 우리나라 역사와 궁궐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만, 놀랍게도 문화재나 역사 분야를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10여 년 전에 우연히 본 TV 드라마에 궁궐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미친 듯이 파고 든 덕분이다.
"1999년에 ''용의 눈물''이라는 사극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어요. 아버지께서 즐겨보던 프로그램이었죠. 처음에는 재미없었는데 ''네 할머니도 조선 시대 백성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묘한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그날 이후, 사진기를 들고 거의 날마다 궁궐을 찾았죠. ''우리 궁궐이야기'' 등 관련 서적도 미친듯이 탐독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엉뚱하게도 이런 생활을 몇 년 간 계속했더니 저도 모르게 어느 날 전문가가 돼 있더군요."
이처럼 호기심을 없애려고 집중해서 노력한 결과는 놀라웠다. 그는 문화해설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고, 이미 세 권의 관련 서적을 출간한 작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가 지난 2005년에 펴낸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이라는 책은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국의 도서관과 문화센터 등에서 강연요청도 쇄도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많은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을 실행하고 또 후회하죠. 그런 후회는 대개 ''아~ 하지 말걸!''과 ''아~ 할 걸!''로 나뉩니다. 저는 지금껏 ''아~ 하지 말걸!''이라는 후회를 택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죠. 비록 실패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통해 돈으로는 따질 수 없는 많은 경험과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전''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송 씨의 이런 ''끼''는 그의 대학 재학시절 중에도 재미있는 일화를 남겼다.
송 씨는 자신의 고교 시절, 중앙대 농구부 허재 선수에게서 직접 받은 농구부 홍보용 책받침에 감동하여 중대에 입학해 결국 농구부 후원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티셔츠와 시계, 뺏지, 열쇠고리 등 중대 농구부 캐릭터 상품을 판매해 1300만 원을 모아 중대 농구부 팬 북을 제작했다.
한편 당시 그의 사랑 고백은 캠퍼스를 떠들썩하게 해 신문 가십난에도 소개됐다.
''박지혜 사랑한다. 죽을 때까지···. -용진이가-''라는 프러포즈가 담긴 대형현수막(가로 3m, 세로 6m)을 강의동 외벽에 당당하게 내건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상대에게 거절당하거나 어떤 일을 추진하다 실패하면, 속된 말로 ''쪽 팔린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대부분 자기 혼자만의 생각이에요.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하고, 진심으로 설득했는데도 거절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격려 대신 비웃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거든요."
앞서 소개한 대로 그는 많은 사람에게 ''궁궐 지킴이''로 알려졌다. 언론에서 그에게 기고나 방송 출연을 요청하는 것도 모두 ''궁궐''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쏭선생의 독종영어''와 ''메신저 & 트위터 영어'' 등 2권의 영어책을 쓴 영어전문가이기도 하다.
영어라면 ''땡큐''의 ''큐''자도 몰랐던 그가 영국 런던에 있는 그리니치(Greenwich)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필리핀에서 어학원을 경영하며 영어 강사를 하고, 또 2권의 영어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에도 그의 ''엉뚱한 꿈'' 때문이었다.
"어느 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유럽의 멋진 캠퍼스에서 빈폴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말이에요. 그래서 유학원을 찾아가 상담을 했는데 제 영어실력으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는 거에요. 대학을 졸업했지만, 영어는 진짜 ''왕 초급'' 수준이었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짐을 싸 필리핀으로 떠났어요. 유럽의 대학캠퍼스에서 빈폴을 입고 자전거 타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죠."
그는 지난 2001년 3월, 영어공부를 위해 한국인이 전혀 살지 않는 필리핀의 한 소도시에 도착했다. 그때부터 온종일 오로지 영어에만 매달렸다. 끝없이 암기와 반복을 해야 하는 영어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타임지를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 문장도 빠짐없이 번역했다. 대사를 모두 받아 적어가며 본 영화도 10편이 넘었다. 졸음이 밀려오는 오후에는 백화점에 나가 온갖 물건의 이름을 닥치는 대로 외웠다.
6개월이 지나자 슬슬 아무나 붙잡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이렇게 영어에 미쳐 살기를 1년 6개월. 송용진 씨는 드디어 영국 런던에 있는 그리니치(Greenwich)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고 2년 만에 석사 학위를 받아 돌아왔다.
"당시 제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영어''라면 ''일자무식''이었던 네가 1년 반 만에 그리니치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냐고 묻곤 했어요. 대답은 간단해요.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인 ''노력'' 때문에 가능한 거죠! 부모가 준 능력은 이미 정해져 있잖아요. 하지만, 노력은 지금 내가 당장에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무한의 능력이거든요. 그렇다면 관건은 ''누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오래 참아낼 수 있느냐?''인 거죠."
송 씨는 필리핀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현지에서 ''미스터 라면(mr.Ramyun)''이라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한국식 분식점과 편의점을 접목해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대학가에 가게를 열었다.
필리핀 사람들이 특히 한국 라면과 초코파이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사업이었다. 그래서 ''세트메뉴 1''은 라면과 초코파이, 콜라로 구성됐다.
"필리핀에서 ''라면 왕''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죠. 가맹점이 벌써 6개로 늘었어요. 점포 안에 한국관광공사에서 얻은 서울 홍보 포스터와 지하철 노선도를 붙여 놨는데 필리핀 젊은이들이 그렇게 좋아해요.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가는데 저도 일조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죠."
이쯤 되면 그의 직업을 문화해설사와 작가, 영어전문가, 사업가 중에서 어느 한 가지로 특정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용진 씨의 좌우명은 ''걱정하지 말라! 걱정은 늘 걱정으로 끝난다! 오늘도 미친 듯이!''이다.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대사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이다.
여러 가지 초콜릿이 담겨진 상자에서 어떤 것을 먼저 잡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인생 또한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단,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 한해서 말이다.
[2011.01.31 노컷뉴스 기사] 구중궁궐에서 오늘도 난 엉뚱한 꿈을 꾼다
【하남=뉴시스】장학인 기자 = 경기 하남시나룰도서관은 다가오는 여름방학을 맞아 7월28일과 31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방학특강이 진행된다.
22일 도서관에 따르면 7월28일 진행되는 첫 번째 특강은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듣는 강연으로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의 송용진 작가를 초청해 궁궐의 구조와 궁궐 속 역사적 사건들을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가 열려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궁에 대해 자세히 배워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31일에 진행되는 두 번째 특강은 ‘도서관 속의 과학강연’ 초청연사 김훈기씨가 강연을 하며, 이 강연은 한국도서관협회와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전국 12개 시에서 진행되는 특별강연은 올해 하남시나룰도서관이 선정됐다. 이에 지역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물리학과 대중과의 만남을 통해 과학적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이번 강연을 계기로 물리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편 도서관은 이번 방학특강은 학부모와 초등학생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참가 신청은 6월22일 18시까지 하남시나룰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2010.06.22 뉴시스 기사] 하남나룰도서관, 초등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방학특강 개설
궁궐에 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즐겨라
[머니위크 커버]4월의 웰빙프로젝트/ 쏭내관의 궁궐산책
“궁궐에 대해 공부해서 알고 가면 하루종일 즐겨도 다 즐기기가 부족한 곳입니다.”
궁궐지킴이 ‘쏭내관’ 송용진 씨는 궁궐 산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경복궁이든 창경궁이든 드문드문 있는 궁전들을 둘러보고 잠시 쉬다가 나오는 곳이 궁궐인데, 도대체 무엇을 더 즐길 게 있다는 것일까?
◆궁궐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알고 가자
궁궐에 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즐겨라이미지 크게보기 송씨는 “특정한 순서대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 대신 궁궐의 구조를 알아두면 궁궐을 보는 재미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어느 궁궐이든 크게 내전과 외전으로 나뉜다. 외전은 왕과 신하들이 공적인 업무를 보는 공간이고, 내전은 왕과 가족들의 사적인 공간이다.
외전은 궁의 가운데와 왼쪽에 위치한다. 경복궁의 근정전, 창경궁의 명정전 등이 정가운데 있는 정전이고, 그 오른쪽은 편전이다. 정전 왼편은 현재의 정부종합청사와 같은 국가기관이 있는 궐내각사로 신하들의 공간이다.
내전은 외전 뒤편이다. 우선 왕의 침전과 왕비가 머무는 중궁전과 대비전이 있다. 왕과 가족의 휴식공간인 후궁은 중궁전 뒤쪽에 위치한다. 세자가 머무는 동궁은 편전 오른쪽에 자리한다.
◆잔디밭에 숨겨진 비밀
궁궐에 가면 공간적인 여유가 많다. 송 씨의 표현을 빌리면 허허벌판이다. 곳곳에 크고 작은 화단과 잔디밭이 있다.
원래 궁궐 안에는 왕과 그의 가족, 그리고 나라를 움직이는 신료들의 업무공간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찾기 어렵다. 그 많은 건물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송씨는 “우리나라 궁궐은 중간중간에 넓은 정원 같은 것은 없는 데 일제가 공원화 작업을 하면서 많은 건물들을 헐어 지금처럼 허허벌판이 됐다”며 “광화문 복원작업 중에도 옛 궐터가 발견되는 등 궁궐 곳곳에 옛 건물터들이 있는데 현재 순차적으로 복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궁 내에 있는 잔디밭은 모두 건물이 있던 자리로 보면 된다”며 “일제가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잔디밭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궁궐에는 가이드와 함께 하는 관람 코스가 마련돼 있다. 시간만 맞춰 가면 궁궐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송씨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궁궐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사전에 알고 가면 훨씬 더 좋다고 강조한다.
“궁궐은 실제 사람이 살았던 공간인만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미리 알고 가면 사극에 나왔던 실제 사건의 현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궁궐 공터도 이면의 아픈 역사를 알면 달리 보일 것입니다.”
◆‘쏭내관’이 된 사연
송씨가 궁궐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극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용의 눈물>을 즐겨 보셨는데, 어느 날 ‘할머니도 조선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나와 동시대라고 여겼던 할머니가 조선 사람이라니 조선이 안 멀어 보이더군요. 그래서 궁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어느 날 직장동료에게 ‘전생에 왕자였나 봐’라고 했더니 그가 ‘내시였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쏭내관’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궁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내관인거죠. 가이드도 ‘왕자’ 가이드보다는 내관 가이드가 좋고 재미있잖아요.”
궁궐 가이드를 자임하고 나선 것 역시 우연이었다. 여느 때처럼 공부차 혼자 궁궐에 갔는데 한 관람객이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며 제대로 설명을 하는데 주변 사람들까지 송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를 따라다닌 것. 그는 그 다음부터 매 주말 궁궐 가이드로 나섰다. 아예 내시복을 맞춰 입고, 궁궐에 온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자비를 들여 아이용 궁중복도 맞췄다. 송씨는 지난해 말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지식프레임刊) 개정증보판을 냈다.
"박물관에서는 욕심을 버려라"
쏭내관의 박물관 관람 요령
아이들과 박물관에 가면 어떤 요령으로 관람을 해야 할까?
송씨는 박물관, 특히 국립박물관과 같은 대형 박물관을 갈 때에는 “욕심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박물관에 가는 부모는 박물관을 다 보고 오겠다는 욕심을 냅니다. 물론 다 보고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박물관을 ‘구경’ 한 것이지 즐긴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한번에 하나의 테마만 보자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유품들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송씨는 두번째로 “박물관에 가서 밥을 먹으라”라고 당부한다. 그냥 갔다 오는 게 아니라 박물관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
송씨는 “박물관의 분위기와 품격을 느끼며 식사를 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가볼 만한 박물관으로 고려대 박물관을 추천했다. 고대 박물관에는 고려자기부터 근대 회화까지 다양한 국보·보물급 유품이 많이 전시돼 있다.
특히 국립박물관 등에 비해 작기 때문에 욕심을 부릴 만하다는 것, 대학 박물관이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도 없고 공짜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송씨가 추천하는 이유다.
[2010.04.09 머니투데이 기사] 궁궐에 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즐겨라
<아동신간> 쏭내관의 재미있는 박물관 기행
기사입력 2009-06-25 17:15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쏭내관의 재미있는 박물관 기행 =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을 썼던 송용진 씨가 4년 만에 내놓은 박물관 기행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역사와 문화재 강의를 하는 저자가 "박물관이 곧 역사책"이라는 관점으로 서울에 있는 박물관 21곳을 소개한다.
간송미술관에서는 우리 문화재의 외국 유출을 필사적으로 막았던 간송 전형필의 문화재 사랑을, 외교사료관에서는 약소국의 서러운 외교 역사를 볼 수 있다.
조세박물관에서는 여러 임금의 조세 제도를 소개하고 평가했으며, 세종대왕기념관에서는 세종대왕을 "조선의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는 시각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박물관을 한곳씩 둘러볼 뿐 아니라 박물관에 가기 전 알아야 할 기본 상식을 알려주면서 박물관을 가까운 공간으로 느끼도록 격려하고 문화재의 발굴, 복원 과정과 해양 보물 등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에 얽힌 뒷이야기도 들려준다.
지식프레임. 344쪽. 1만3천원.
<아동신간> 쏭내관의 재미있는 박물관 기행